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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장
[여행기]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 03, 도요타마, 미쓰시마 본문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러 간다. 아직 7시도 안 된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날이 꽤나 밝았음에도 이즈하라 중심가는 인적이 뜸했다.
이즈하라의 관광안내소이자 버스 터미널 역할을 하는 곳. 어제 저녁 이즈하라에 도착해 첫발을 디딘 장소이고 둘째날 여행의 출발점 역할을 할 곳이다. 오늘의 첫 여행지는 쓰시마의 중앙에 위치한 도요타마(豊玉)라는 지역이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이즈하라와 도요타마를 왕복하는 버스 요금보다 1일 프리패스 승차권(1,000엔)이 더 싸기에 오늘도 프리패스를 구매했다.
도요타마는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섬의 중앙부에서 아소만(浅茅湾)을 남쪽으로 바라보고 있는 동네다. 아소만은 리아스식 해안으로 작은 섬들이 떠 있고, 여기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에보시다케 전망대(烏帽子岳展望台)가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다.
이 쓰시마란 작은 섬에 공항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했던 것 같다. 전날 히타카츠에서 버스 타고 내려올 때도 공항 사진을 찍었는데, 도요타마로 올라가는 오늘 또 공항을 지나며 사진을 찍었다. 알아보니 후쿠오카, 나가사키 공항과 연결되는 왕복 비행편이 하루 너댓편 이상 다니는 모양이다.
이즈하라를 떠난 지 한 시간쯤 되어 도요타마의 중심 마을인 니이(仁位)에 도착했다. 평일 아침 8시쯤인데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중에야 알게됐는데 이날은 헌법기념일인 전날과 이어지는 골든위크 연휴였다고 한다. 공휴일 아침이니 주민들도 하루 시작이 늦을 수밖에.
마을 안쪽으로 들어와 다리를 건너는데 저 멀리 웅장한 건물이 보였다. 일본 시골에 웬 모스크가 있나 싶었는데 구글 지도에서 찾아보니 주민 문화센터였다. 리뷰를 보니 현지인들도 신흥 종교 시설 같다며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라고 달아놓은 악평이 주를 이뤘다.
강을 따라 한참을 걷고, 언덕길을 따라 또 한참을 걷다 보면 커다랗고 붉은 도리이(鳥居)가 보인다. 마치 도요타마의 명소들은 이 뒤에 다 있습니다 하고 말해주는 것처럼 서 있었다.
언덕길을 계속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학생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이 보인다. 체육관도 있고 야구장도 있다. 이 사진에는 너무 작게 보이지만 초등학생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야구를 하고 있었다. 아까 다리를 건널 때 본 그 괴이한 문화센터도 그렇고 이 동네의 공공 시설들은 마을의 크기에 비해 상당히 큼직큼직 하다.
30분 넘게 걸으니 드디어 저멀리 아소만이 보인다. 아소만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에보시다케 전망대(烏帽子岳展望台)까지 거의 다 왔다.
에보시다케 전망대에서 내려본 모습. 위의 세 사진은 아소만 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이고 네번째 사진은 그 반대 방향이다. 마치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찍은 사진처럼 다르게 찍혔다. 작은 섬들이 떠 있는 아소만의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색색의 잎으로 알록달록하게 물든 반대 방향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반대 방향의 땅은 육지 자체가 워낙 좁아서인지 그 너머의 바다가 그대로 보였다.
마침 전망대에는 홀로 온 일본인 여행객이 있었다. 자신의 카메라를 내게 조심스레 내밀며 한 마디 했는데, 말은 몰라도 사진 좀 찍어달라는 의미라는 건 알아먹을 수 있었기에 아소만 반대방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줬다. 고맙다며 내게 뭐라 말을 물었는데, 죄송하지만 제가 일본어를 못한다고(가기 전에 아예 이 표현을 외워갔다.) 얘기하니 웃으며 내게 인사하고 전망대를 내려갔다.
전망대의 풍경이 너무나 좋아 바람이 세차게 불었음에도 20분 정도 홀로 멍하니 아소만을 바라보다 내려왔다.
산에서 내려 오는 길에 신화의 마을 자연공원(神話の里自然公園)이라는 캠핑장에 들렀다. 쓰시마가 부산과 워낙 가깝다 보니 캠핑 장비를 가지고 와 여기서 묵는 한국인 여행객들도 많다고 한다.
도요타마 주변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안내판. 나는 뚜벅이 여행이라 저 장소들을 모두 방문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와타즈미 신사(和多都美神社)다. 바다 신의 딸인 도요타마히메(豊玉姫)와 그 남편을 모신 곳이라는데, 그들의 손자가 일본의 초대 천황인 진무천황(神武天皇)이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다. 그러고보니 동네 이름이 도요타마인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바다 신의 딸을 모셨다는 곳답게 도리이가 바다를 향해 이어져 있다. 도리이 기둥에 적힌 글을 보니 헤이세이(平成) 16년에 만들어졌다는 의미인 것 같다. 헤이세이 16년이면 2004년이니 그렇게 유서 깊은 구조물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왔을 때는 밀물 때라 신사 내부까지 뚫린 물길을 따라 바닷물이 들어와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니 썰물 때는 저 앞의 도리이까지도 직접 걸어서 갈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이 동상은 도요타마히메를 묘사한 게 아닐까 싶다. 따로 설명판 같은 걸 읽어보지는 않아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바닷물이 신사 내부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물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지금은 밀물 때라 물이 어느 정도 들어온 상태다.
신사 내부는 일본의 여느 신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참배하는 사람의 모습이 함께 찍혔다.
신사 뒤편의 숲으로 들어가면 도요타마히메의 묘라고 전해지는 곳이 있다. 역시나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그 분위기만큼은 신비로운 장소였다.
이렇듯 도요타마 지역을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워낙 이른 시각에 일정을 시작해서인지 아직 오전 11시를 갓 넘긴 시각이었다. 이제 니이 마을로 돌아가 점심을 먹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할 것이다.
한참을 걸어 니이로 돌아온 뒤 점심은 도요타마 반점(豊玉飯店)이라는 중화요리점에서 해결했다. 저 위에 도요타마에 처음 도착한 직후 찍은 사진을 보면 오른편에 빨간 건물이 보이는데 바로 그 집이다.
일본식 탕수육이라 할 수 있는 쓰부타(酢豚) 정식을 주문했는데 일본의 중화요리는 어떤가 더 궁금하기도 해서, 일본식 중화 덮밥 요리인 덴신한(天津飯) 하프 메뉴도 추가로 주문했다. 위 사진 오른쪽 위에 있는 것이 덴신한인데 마치 다른 메뉴들과 한 세트인 것처럼 찍혔다. 덴신한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중화요리라 오히려 본토인 중국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한다. 우리식으로 읽으면 천진반이 되는데 만화 드래곤볼의 캐릭터 천진반이 여기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가운데 아래에 있는 것은 김치다. 요즘 일본에서 김치가 워낙 널리퍼져 일본인들에게도 일상적인 식재료가 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 아니면 한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해 메뉴에 추가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점심 식사를 든든하게 해결하고 니이 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하행 버스를 기다린다. 허름한 정류장의 풍경이 정겹다. 이즈하라행 버스를 타지만 바로 이즈하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중간에 내려 들를 곳들이 있다.
버스로 10여 분 정도 달려 내린 곳은 도요타마의 남쪽 미쓰시마(美津島) 지역의 고후나코시(小船越) 마을이다. 위의 지도에서 보이듯 쓰시마 섬 중앙부는 잘록하게 좁아져 들어간 형태를 이루는데, 여기는 그 중에서도 가장 좁은 곳 중 하나로, 밀물 때는 육지의 폭이 100m 남짓할 정도로 좁아진다. 그래서 과거에 작은 배들은 아예 이 곳에서 육상으로 끌어올려 반대편 바다로 넘어갔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 작은 배(小船)가 넘어간(越) 곳이다. 위 표지판의 설명에 따르면 고대에 견당사가 탄 선박도 이곳을 넘어갔다고 한다.
도로변에서 불과 몇 십 미터만 걸으면 이렇게 바닷물이 깊숙이 들어온 골짜기가 나타난다.
물가를 따라 만들어진 길은 그리 길지 않다. 묶여 있는 배들만 있고 인적 없이 고즈넉했다. 긴 의자 하나만 있었다면 그냥 누워 30분 정도 낮잠이라도 자고 가고 싶을 만큼 고요한 풍경이었다. 흐리거나 부슬비가 내릴 때 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시 도로변으로 나와 다음 목적지로 이동할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 옆에 자리한 작은 신사가 있는 언덕에 올라가 보았다. 저 멀리 포구가 보였다. 아까 본 골짜기와는 반대편의 바다다. 아직 버스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내려가 포구로 가 보았다.
쓰시마의 마을들은 사람 보기가 정말 어렵다. 집도 있고 상점도 있고, 배도 있고 차도 있다. 그런데 사람을 보는 건 너무나 힘들다. 화창한 날씨와 달리 정말 죽은 듯한 고요함이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만제키바시(万関橋)라는 다리다. 이 곳 역시 육지가 좁게 형성된 곳인데, 1900년에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아예 수로를 뚫어버리고 다리를 가설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수로로 인해 쓰시마는 남과 북으로 분단된 상태라 할 수 있다. 다리는 여러번 재가설 되었고 지금의 다리는 1996년에 개통된 것이라 한다.
마침 다리 밑으로 배가 지나갔다. 날씨는 화창하지만 바람이 엄청 강해 혹여나 폰을 놓칠까봐 영상을 찍으면서도 노심초사 했다.
다리 근처의 주차장에는 쓰시마의 전통 지붕 양식인 이시야네(石屋根)를 씌운 휴게 공간이 있었다. 울릉도에도 너와집이라고 해서 큰 돌을 얹은 지붕 양식이 있는데, 아마도 두 지역 모두 섬 특유의 강한 바람 때문일 것이다. 이제 버스를 타고 이즈하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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