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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8.10. 일본 후쿠오카현

[여행기] 일본 후쿠오카현 07, 후쿠오카 나카스, 텐진 등

가나다라마바사 2021. 2. 14. 03:56

강을 건너 후쿠오카의 중심부로 들어선다.

강가를 따라 서있는 건물들과 형형색색의 간판들이 눈에 띈다.

저멀리 대형 간판에 보이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맥주 광고 모델은 야구 선수 스즈키 이치로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항상 똑같은 음식만 먹는다고 할 정도의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했던 양반이 술 광고라니 뭔가 안 어울리는 듯하지만, 얼마 전 인터뷰를 보니 어디까지나 시즌 중에만 그랬던 것이고 본인도 비시즌에는 술을 즐겼다고 하더라.

텐진을 향해 정처없이 걷는다. 일본 도시를 다녀보면 특유의 번화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있는데 그 느낌이 참 좋다.

후쿠오카 시청의 모습. 아까 들렀던 곳은 후쿠오카 현청이고 이곳은 시청이다.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해서인지 외부 조명에도 불이 켜져 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アクロス福岡)라는 건물이다. 국제 회의장과 심포니 홀을 갖춘 일종의 컨벤션 센터인데, 보이듯이 계단식으로 만든 건물에 나무를 빽빽이 심어 마치 산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옛 후쿠오카 현청 터(旧福岡県庁跡). 아주 오래 전에 없어진 건물인가 싶었는데, 1981년에 철거된 것이라고 한다.

텐진역. 후쿠오카의 최고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버스를 잡아타고 하카타 항으로 향한다.

하카타 항에 도착했다. 해가 지고 이제 하늘이 제법 어둡다. 지난 포스트에서 말했 듯, 후쿠오카의 기차역과 항구는 '후쿠오카' 대신 옛 이름 중 하나인 '하카타'를 명칭으로 쓰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하카타 포트타워(博多ポートタワー)의 모습이 보인다. 일단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나서 타워에 올라갈 것이다.

부두 끄트머리에 자리한 자그마한 신사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곳을 오가는 배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뭐 그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고 지레 짐작해본다.

맞은 편에는 국제여객선터미널이 있는데, 마침 대형 크루즈 여객선이 정박해 있었다. 저렇게 큰 여객선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다. 이제 타워로 올라간다.

타워 전망대 입장료는 무료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타워에서 바라 본 서쪽 방향. 저 멀리 희미하게 후쿠오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후쿠오카타워(福岡タワー)가 보인다. 저 후쿠오카 타워가 생기기 전까지는 내가 서 있는 이 하카타 포트타워가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전망대였다.

동쪽 방향이다. 국제여객선터미널과 아까 봤던 크루즈 여객선이 보인다.

남쪽 방향. 저 물을 가둬 둔 듯한 곳은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경정장이었다. 국내에도 미사리에 경기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마처럼 베팅을 할 수 있다.

조금 더 둘러보고 전망대를 나선다. 야경은 한밤 중보다도 해가 진 직후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이제 하카타 항을 떠나 걷는다.

저 멀리 보이는 나카스의 야경을 바라보며 계속 걷는다.

길을 걷다 건너편에 예스러운 붉은 건물이 보인다. 후쿠오카시 아카렌가 문화관(福岡市赤煉瓦文化館)이라는 곳이다. 20세기 초에 지어져, 줄곧 보험사의 건물로 사용되었고 1960년대 이후 문화재로 지정되어, 지금은 이 지역 출신 문학가들에 관한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낮에 방문해 내부 관람도 했을텐데, 이번 여행 동안에는 들어가보지 못했다.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에 들렀다. 하카타 고마사바야(博多ごまさば屋)라는 식당인데, 후쿠오카 지역 명물인 고마사바(ごまさば)로 유명한 식당이다. 고마사바는 직역하면 참깨고등어라는 뜻인데 고등어 회를 참깨 소스에 버무린 것이다.

고마사바와 아지후라이(アジフライ, 전갱이 튀김)가 같이 나오는 세트를 주문했다. 사진 왼쪽 위의 것이 고마사바인데, 위에 얹어진 양파와 파 고명에 가려 고등어 회가 잘 안 보이게 찍혔다. 고등어 구이는 좋아하지만 날로 먹어보는 것은 처음인데 전혀 비린 느낌이 없었다. 전갱이 튀김 역시 말로만 들어보고 실제로 먹어본 것은 처음인데 역시 비린맛 없이 고소하고 맛있었다.

사진 오른쪽 끝에 흰 접시에 담긴 것은 전갱이 난반즈케(アジの南蛮漬け)인데, 튀긴 생선을 초에 절인 것이다. 식당에서는 그냥 손님들이 셀프로 알아서 집어가도록 가득 비치해뒀는데, 아무튼 비린 맛 없이 아주 고소해서 저것만 가지고도 밥 한 그릇은 해치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저녁이니 술도 한 잔 해야겠기에 하이볼도 주문했다. 위스키 베이스로 만든 것이라 그런지 한 잔 마시니 제법 알딸딸해졌다.

하이볼이 준 알딸딸한 취기를 간직한 채 나카스 강가를 다시 걷는다. 이제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나카스 환락가를 가로질러 가는데 그곳을 찍은 유일한 사진이다. 멀리 남자 호스트의 사진이 박힌 간판이 보인다. 아마도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유흥업소가 아닐까 싶다. 이런 곳에서 함부로 카메라를 들었다간 무서운 형님들에게 너 지금 뭐하는 거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기에 사진은 더 이상 찍지 않는다.

가는 중에 복합 상가인 하카타 캐널시티(キャナルシティ博多)에도 잠시 들렀다. 10년 전 고적 답사 때 대학 동기들과 이곳에서 저녁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캐널이라는 이름답게 내부에는 수로가 있는데, 시각에 맞춰 나오는 분수쇼가 이곳의 명물이다.

이런저런 매장이 많았는데, 무인양품 매장에서 필요한 것들이나 좀 사볼까 싶었지만 그냥 구경만 하고 돌아기기로 한다.

둘째날 일정은 이렇게 끝났다. 숙소에서 뉴스를 보니 태풍 콩레이가 북상해 하필 내가 귀국하는 내일모레 큐슈를 덮친다고 한다. 걱정이되긴 하지만 뭐... 내일은 좀 많이 걸어야 하니 일찍 자고 내일 일정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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