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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장
[여행기] 일본 후쿠오카현 06, 후쿠오카 기온 본문
숙소에서 한 시간 정도 쉬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숙소가 있는 기온(祇園)에는 많은 사찰이 모여있다. 교통 중심지인 하카타 역과 최대 번화가인 텐진 사이에 위치한 동네라 오피스 빌딩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 사이사이에 마치 도심 속의 쉼표를 제공하는 공간처럼 절들이 자리하고 있다.
첫번째로 들른 곳은 조텐지(承天寺)라는 절이다. 13세기 송나라에 유학을 다녀온 승려가 제분 기술과 각종 면류를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이곳으로 돌아왔다는데, 그래서인지 이곳을 일본 우동, 소바의 발상지로 여겨 기념하는 비석이 있다. 사실 그 외에 특별하다 할 만한 것은 없다.
그런데 막상 조텐지에 있을 때 기념비 안내판만 사진을 찍고 기념비는 찍지 않았던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폴더를 뒤져봐도 안내판 사진만 남아있고 기념비의 사진은 없었다. 바로 위의 사진은 구글 검색으로 찾은 사진인데, 뭐 대충 저렇게 세 개의 기념비가 나란히 서있고 가장 왼쪽의 비석이 우동, 소바 발상지 기념비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셋신인(節信院)이라는 절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명성황후 시해가 일어난 을미사변과 관련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을미사변에 가담했던 낭인 중 도 가츠아키(藤勝顯)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한동안 조선의 왕비를 자기 손으로 직접 베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레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자신이 이 사건에 가담했던 것을 크게 후회하여 불가에 귀의하게 된다. 그리고 참회의 의미로 명성황후의 얼굴을 닮은 관음보살상을 만들어 이 절에 안치하고, 을미사변 때 자신이 썼던 그 칼도 보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다만, 절에서는 칼을 보관하는 것은 거절하였는데, 결국 그 칼은 후쿠오카의 유명한 신사인 구시다 신사(櫛田神社)로 가게 되었고 지금도 그곳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까지 민간 차원에서 몇 차례 한국으로 그 칼을 인도해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성사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명성황후의 얼굴을 닮게 만들었다는 그 관음보살상의 모습이다. 처음에 도 가츠아키가 만들어 안치했을 때에는 구리로 만든 상이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물자가 부족하다보니 징발 대상이 되어 버렸고 지금의 것은 이후에 석상으로 다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실 명성황후의 역사적 평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명성황후의 살아서의 행적과 별개로 이 보살상은 시해 사건에 가담했던 개인이 자신의 행동을 참회하며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니 너무 깊은 해석은 하지 않으려 한다.
담장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쇼후쿠지(聖福寺)라는 절에 도착했다. 12세기 가마쿠라 막부 시대에 창건된 곳인데, 물론 지금 있는 주요 건물들은 대체로 멀지 않은 과거에 지어진 것 같다. 그래도 앞서 방문한 절들과 달리 넓은 경내에 울창한 숲도 있어서 진짜 사적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큰 나무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은 알게 모르게 편안함을 준다. 예전에는 크게 느끼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런 공간들이 너무나 좋다. 마침 가랑비까지 내려 더 운치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방금 전까지 내가 어디 있었던 건가 싶을 정도로, 잠깐만 걸어나오면 나무숲은 온데간데 없이 빌딩숲이 이어진다. 가운데 보이는 청록색 건물이 이번 여행 동안 내가 묵었던 토요코인 호텔이다.
대로변에 담 하나를 두고 들어서 있는 도초지(東長寺)라는 절이다. 아까 들렀던 쇼후쿠지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앞서 이곳 기온의 여러 사찰들을 도심속의 쉼표를 제공해주는 듯한 공간같다고 얘기했는데, 특히 이 도초지는 빌딩들에 둘러싸여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입구의 안내판에서는 9세기에 견당사로 파견 된 구카이(空海) 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는데, 지금의 위치로 옮겨진 것은 전국시대 이후라 하며, 대부분의 건물들은 그렇게 지어진 지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다. 본전에는 헤이안시대에 만들어진 목조천수관음상이 있다고 하는데, 매년 3월에 단 하루만 일반에 공개한다고 하여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높이가 10m에 달하는 일본 최대급 목조좌상인 후쿠오카 대불(福岡大仏)도 이곳에 있는데, 대불은 상시 관람이 가능하나 대불이 있는 불전의 입장시간이 도착 직전에 종료되는 바람에 볼 수 없었다. 사실 이 대불은 1992년에 만들어진 거라 역사적 의미가 큰 유물은 아니다.
절을 따나려던 찰나, 마침 오후 5시가 되어 정각을 알리는 타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기온에서 들른 마지막 장소는 류구지(龍宮寺)라는 절이다. 사진에서 보듯 아주 작은 절인데, 특이한 전설이 있다고 하여 가이드북에도 소개되어 있기에 들러보았다. 가마쿠라 시대에 근처에서 인어가 잡혔는데 그 인어를 묻은 곳에 세워졌다고 한다.
워낙 작은 절이라 그냥 가볍게 휙 둘러보고 나왔다. 이제 기온을 떠나 서쪽으로 향한다. 후쿠오카의 최대 환락가인 나카스(中洲)를 지나 텐진(天神)으로 갈 것이다.
나카스에 도착하기 전에 구시다 신사(櫛田神社)에 들렀다. 지금껏 들렀던 곳들은 불교 사찰이고 이곳은 신사다. 아까 셋신인에 들렀을 때 언급했 듯이 도 가츠아키가 을미사변 때 썼던 칼이 보관되어 있는 곳인데,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민간 차원에서 여러번 한국으로 인도해줄 것이 요청되었으나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관광지로서 유명한 점은 이곳이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축제인 기온 야마카사(祇園山笠)의 출발점이라는 것인데, 이 축제는 역병이 물러갈 것을 기원하며 가마를 들고 곳곳을 돌던 것에서 기원한 것이라 한다.
신사 한 켠에는 기온 야마카사 축제 때 사용되는 가마인 야마카사가 전시되어 있다. 7월 축제 기간이 되면 이 거대한 가마 여럿이 구시다 신사를 출발해 도심 곳곳을 돈다고 한다.
구시다 신사에서 나와 가와바타(川端) 상가 거리를 걷는다. 강가를 따라 조성된 상점가에 아케이드를 조성한 곳인데,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 상가라고 한다. 이곳에서 딱히 살 것은 없지만 그냥 어떤 모습인가 궁금해서 일부러 이곳을 지나갔다. 이제 강을 건너 텐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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