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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장
[여행기] 일본 후쿠오카현 03, 사사구리 본문


여행의 둘째날이다. 새벽에 일어나 하카타 역으로 향한다. 워낙 이른 때여서인지 평소 유동 인구가 엄청 많은 곳인데도 역 앞은 휑하다. 하카타 역에서 열차를 타고 인근의 사사구리(篠栗) 정으로 향한다. 하카타 역에서 열차로 20분 남짓 가면 도착하는 근교의 시골 지역이고 인구는 3만명 정도 된다. 篠는 '조릿대 소'자고 栗은 '밤 율'자인데, 뭔가 고요한 숲 속 마을이 연상되는 이름이다.


사사구리의 기도난조인마에(城戸南蔵院前) 역에 도착했다. 이 동네에 자리한 불교 사원인 난조인(南蔵院)에는 세계 최대의 청동 와불상이 있다고 하는데, 만들어진 당시에는 세계 최대였지만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왠지 그사이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에서 더 큰 것을 만들어 기록을 깨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인데, 아무튼 여행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안내 문구에서는 이곳의 청동 와불상이 세계 최대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역에서 난조인까지 가는 길에는 작은 하천을 건너는 다리가 있다. 다리 난간에는 실로폰처럼 치면 소리가 나는 건반이 줄지어 설치 되어 있고,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건반을 칠 수 있도록 막대도 준비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면서 막대로 건반을 때리니 이 동네의 고요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영롱한 음악이 나왔다. 다리를 건너 난조인으로 입장한다.
절은 깔끔하게 꾸며져 있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인적이 뜸하다. 난조인은 종파상 진언종에 속하는 절이라고 하는데 진언종의 특징이나 이런 건 잘 모르겠고, 일본에서는 크게 성행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세가 약한 종파라고 한다.

어떤 의미를 가진 동상인지 모르겠지만 배만 반질반질한 걸 보니 아마도 배를 만지면 복이 온다는 전설 같은 게 있나보다.

초입에는 부동명왕상이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서 있다. 부동명왕은 불교의 여러 신들 중 유독 일본 진언종에서 널리 숭배받는 신이라고 한다.

아직 추운 건 아니지만 가을이라서 그런지 자그마한 석상마다 털모자와 옷을 입혀둔 것도 재미있었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5분 정도 걸으면 와불상이 나온다.

난조인의 상징인 청동 와불상이다. 입구에서부터 그 크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사실 이 와불상은 1995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압도적인 크기와 대조적으로 와불상의 표정은 평온하다. 불상 자체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는 없다지만 고요한 골짝 마을에 간간이 흩뿌리는 안개비, 그리고 불상의 평온한 표정까지 어우러진 그 풍경 자체가 너무도 좋았다.


다시 절 입구로 돌아가면서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잘 꾸며진 정원이다.

기도난조인마에 역으로 돌아왔다. 이제 슬슬 사람들이 일상을 시작할 시간대에 가까워져서인지 열차에는 교복 입은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다음 목적지인 무나가타(宗像)로 향하려다 관광지가 아닌 보통 사람들 사는, 우리로 치면 읍내쯤 되는 동네는 어떤 모습인가 궁금하기도 했고 시간도 넉넉했기에 사사구리(篠栗) 역에서 내렸다. 시골이지만 후쿠오카 근교라 열차가 20분에 한 대 정도는 다니기에 잠깐 들른다고 해서 딱히 일정이 꼬이는 것도 아니다.

사사구리 정청(篠栗町役場)의 모습. 우리나라의 기초 지자체가 시군구로 나뉘는 것처럼 일본은 시정촌(市町村)으로 나뉘는데, 시(市)의 경우 시청에 해당하는 곳을 보통 시역소(市役所)라고 하고, 그보다 위상이 낮은 정(町)은 주로 정역장(町役場)이라고 한다. 정(町)을 우리나라의 행정구역과 비교하면 애매한데, 군과 비교하기엔 좀 작고 읍, 면과 비교하기엔 좀 크다. 촌(村)은 정보다도 좀 더 시골이라고 보면 된다. 어쨌거나 정, 촌도 모두 자치단체라 선거로 단체장을 선출하고 의회도 있다.


사사구리 중심가의 모습. 그냥 조용한 시골 읍내다. 난조인을 포함해 사사구리 정에서 보낸 시간은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울창한 숲과 안개비가 내리는 한적한 풍경, 그리고 이곳저곳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모습에 아침부터 산뜻하게 힐링 받는 기분이었고 이번 여행에서 들른 어느 곳보다도 긴 여운이 남는 곳이었다.
이제 무나카타(宗像) 시로 향한다. 워낙 이른 시각에 일정을 시작해서인지 아직 아홉시도 되지 않은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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