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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강원도 동해안 02, 설악산 비선대 본문

2022/2022 국내여행 & 등산

[여행기] 강원도 동해안 02, 설악산 비선대

가나다라마바사 2022. 7. 4. 00:54

 둘째날이다. 지난 글 말미에도 적었 듯 원래 이날 오전 계획은 새벽 4시에 기상해 장장 왕복 7시간 정도 걸리는 천불동계곡을 탐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시간 운전과 땡볕 등산에 지친데다 비까지 온다고 하여 그냥 계획을 축소하고 푹 자기로 했다. 기상 시각은 7시 반쯤이었다. 준비를 마치고 나오니 구름이 많이 끼어 있다.

 

 

 월요일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어제와 달리 한산한 설악산 소공원의 모습이다. 어제는 사람이 많아서 못 찍었던 반달곰 동상을 사진에 담는다.

 

 

 원래 계획은 위 탐방로 안내도에 나오는 양폭대피소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난이도 보통으로 안내된 코스라 그리 어렵진 않지만(어제 다녀온 흔들바위까지의 코스와 동일한 난이도다) 7시간이나 걷기는 좀 무리이기도 하고 언제 비가 쏟아질지도 몰라서 쉽게 갈 수 있는 비선대까지만 간다. 비선대까지는 느긋하게 다녀오면 왕복 2시간 조금 더 걸린다고 한다.

 

 

 울창한 숲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나무들이 흔들리며 부산한 소리가 들린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나무에 가려 물방울은 얼마 떨어지지 않았지만 분명히 꽤 내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가벼운 산책 복장으로 나온 사람들이 걷고 있었는데 발걸음을 멈추고 계속가야할지 의논하고 있었다. 비가 곧 그치길 기대하며 걸음을 이어나간다.

 

 

 다행히 비는 곧 잦아들었다. 구름낀 하늘이어도 참 아름다운 산이다.

 

 

 최근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아서인지 계곡에 물은 많지 않다. 하지만 군데군데 옥빛 계곡물이 보인다. 어제처럼 햇볕이 강하게 내려쬐는 날이었다면 바로 뛰어들어가 발 한번 담가보고 싶었을 것 같다.

 

 

 수량이 많지 않아도 참 아름다운 계곡이다.

 

 

 내 기억으로는 이 근방 어딘가가 신선이 노닐었다는 와선대였는데 정확이 어떤 지점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중간에 다리를 만나 계곡을 뒤돌아 본다.

 

 

 아주 오랜 옛날에도 이곳을 비경이라 여겼는지 옛 사람들이 새겨놓은 비문들이 가득하다.

 

 

 비선대의 종착점에 다다랐다. 여기서 다리를 건너면 갈림길인데, 천불동계곡으로 더 가거나 아니면 다른 방향 금강굴로 올라가거나 둘 중 하나다. 원 계획 대로라면 천불동계곡 방향으로 더 갔겠지만 수정된 계획상으로는 여기까지다.

 

 

 지금껏 걸어온 계곡을 되돌아본다. 참 아름다운 곳이다. 사실 지난 금요일에 업무 상대인 타 회사 여러 곳에 수요일까지 자료를 보내달라는 문서를 보내고 퇴근했는데, 혹시나 월요일이 되면 문의 전화가 올 것 같아 사무실 전화를 휴대폰으로 착신 전환 해두었다. 아니나 다를까 월요일 오전이 되니 슬슬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휴가지에서 업무 전화라니...

 

 

 여기서 저 철문을 열고 가면 천불동계곡이고 오른편에 보이는 돌계단을 올라가면 금강굴이다. 아쉽지만 여기서 발걸음을 돌린다.

 

 

 돌아가면서 다시 본 풍경. 정말 절경이다. 업무전화가 분위기를 깨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문의에 답변 드리며 계곡길을 다시 내려간다.

 

 

 걷다보니 어느새 아까 걷던 그 길이 다시 나타난다. 원 계획에 비해 상당히 축소되었지만 그럼에도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한지라 후회가 없었다. 숙소에 다시 들러 간단히 샤워하고 길을 나선다. 점심 먹으러 속초 시내로 갈 것이다.

 

 

 속초 중앙시장에 왔다. 중앙시장에 자리한 감자골 감자옹심이 집에 들러 한 끼 해결한다. 수제비와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르다 국물은 구수하고 옹심이는 쫄깃하면서도 감자 알갱이가 씹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앙시장 공영주차장 옥상층에서 사진을 찍어본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속초 중앙시장인데, 월요일이라 사람이 그리 많아보이지 않지만 관광객들이 몰리는 날에는 아주 북적거리는 곳이다. 사실 이때도 시장 내부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제 점심도 든든히 먹었으니 백담사를 향해 발걸음을 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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