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록장

[여행기+등산기] 강원도 동해안 01, 설악산 울산바위 본문

2022/2022 국내여행 & 등산

[여행기+등산기] 강원도 동해안 01, 설악산 울산바위

가나다라마바사 2022. 6. 20. 00:03

 5월 말 연휴를 맞아 휴가를 쓰고 오래 전부터 가고 싶었던 강원도로 향했다.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2박 3일 일정이다. 고속도로를 타고 계속 달리다 가펑휴게소에서 잠시 멈춰 커피 한 잔 한다.

 

 

 이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나야 월요일, 화요일까지 휴가를 써서 이 날부터 일정 시작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말 휴식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지 서울로 향하는 반대편 차로는 정체 상태일 정도로 붐볐다. 다만, 수요일 지방선거가 있어 나처럼 휴가를 쓰고 연휴를 시작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속초에 도착했다. 무려 네 시간 가까운 긴 거리였지만 운전하느라 차마 속초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영광스러운 순간은 남기지 못했고, 속초 시내에 들어서 신호를 받아 멈춘 상태에서야 겨우 사진을 찍어본다.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점심 식사를 해결한다. 동명항 인근에 자리한 외가집이라는 식당이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한 생선구이집을 찾으려다 도저히 찾을 수 없어 모듬 생선구이 대신 고등어구이라도 먹자 싶어 들른 곳이다. 반찬과 젓갈도 맛있고 고등어도 큼직해서 진짜 맛있게 한 끼 해결했다. 젓갈을 잘 담그는 집인지 젓갈은 따로 팔기도 했다. 물곰탕도 된다고 하는데 다음번에 오면 이 집에서 물곰탕 한그릇 해야겠다 싶다.

 

 

 속초 시내를 지나 설악산으로 향한다. 마침 숙소도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 근처에 있다. 저 멀리 보이는 풍경이 참 아름답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산이 보이지만 속초 사람들은 저런 산을 매일같이 보니 웬만한 산은 시시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숙소인 켄싱턴 호텔 설악에 도착했다. 설악산 인근 호텔 중 위치만큼은 최고가 아닐까 싶다. 체크인 시각은 오후 3시인데, 그 전에 울산바위로 출발해야 했기에 일단 미리 짐만 맡겨둘까 싶어 물어봤더니, 다행히 방이 비어있어 미리 체크인이 가능했다.

 

 

 이 호텔에 다녀온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평가가 시설은 좀 낡았지만 위치와 뷰가 너무 좋다는 것인데 진짜인 것 같다. 호텔 입구에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객실도 사실 내 기준에선 그리 나쁘지 않다.

 

 

 호텔에서 조금만 걸으면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가 나온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햇볕에 탈까봐 중무장을 하고 갔는데 이 때문인지 산에 오르기 전인데도 벌써 덥다. 생각외로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매표소에서 입장권 한 장 사고 들어간다.

 

 

 설악산 입구에는 신흥사라는 절이있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이 설악산 국립공원의 상당 부분이 신흥사 사유지라고 한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권금성인데 케이블카로 갈 수 있다. 이번 여행 일정 동안 시간이 남으면 케이블카도 이용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타보지 못했다.

 

 

 가는 동안도 몇 번이나 뒤돌아 보게 만드는 경치다.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감탄을 쏟아낼 정도.

 

 

 길을 가다보면 내원암이라는 암자가 나온다. 올라가 좀 둘러볼까 싶다가 왠지 체력 안배를 해야할 것 같아서 그냥 지나간다. 

 

 

 목적지인 울산바위가 보인다. 이 날씨에 저기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울산바위로 가는 길 중간에는 흔들바위가 있는데, 흔들바위까지 가는 길은 산책 수준으로 편하게 갈 수 있다. 숲이 그늘을 이루고 있으니 아까보다는 시원한 느낌이다.

 

 

 저 멀리 울산바위를 넋 놓고 보고 있는데 뭔가 매달려 있는 것 같아서 자세히 보니 암벽등반하는 사람들이었다.

 

 

 흔들바위가 보인다. 흔들바위 옆자리는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등산객들이 저기 걸터 앉거나 누위서 많이들 쉬고 있었다. 올라가보니 휴식을 취하기 딱 좋은 장소였다.

 

 

 흔들바위는 계조암이라는 암자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다. 옛날에도 명산으로 유명했는지 옛 사람들이 바위에 남겨놓은 글귀들이 여럿 보인다. 흔들바위까지는 가벼운 코스이지만 햇볕이 강한 날씨에 좀 걸었더니 갈증이 많이났다. 점심 때 짠 음식을 먹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물을 500ml 네 병이나 가져왔는데 평소보다 더 갈증이 느껴져서 아직 본격적인 고생길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도 물을 벌써 한 병 반이나 마셨다.

 

 

 신발끈 동여매고 스트레칭 한번 하고, 울산바위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슬슬 계단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본격적으로 바위를 오를 때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오르다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울산바위도 한 번 쳐다본다. 오르는 내내 경치가 정말 아름다워서 몇 번이나 멈춰 둘러보고 사진을 찍었다.

 

 

 본격적으로 가팔라진 계단. 이 계단을 끝도 없이 올라야 한다.

 

 

 2/3쯤 올라왔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오르면 오를 수록 경치가 일품이다. 다리는 좀 아프지만 아래보다는 바람도 시원해서 좋았다. 이 날은 유독 울산바위를 오르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광각으로도 한 번 찍어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지긋지긋한 계단도 곧 끝이다.

 

 

 목적지를 조금 앞두고 뒤를 돌아보았는데, 내가 저걸 어떻게 올라왔나 싶다.

 

 

 드디어 울산바위 등정에 성공. 탁 트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반대 방향은 속초시내와 저 멀리 동해바다까지 한 눈에 보인다. 날씨 좋은 날에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바위 위에도 길이 있어 이동이 가능하다. 맞은편에 있는 전망소로 건너와 여기서도 풍경을 만끽한다.

 

 

 울산바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보았다. 한쪽편은 설악산의 아름다운 능선이 보이고, 반대편은 속초시내와 동해바다, 미시령 길이 내려다 보인다.

 

 

 울산바위에서 한참 멍하니 풍경을 감상하다 이제 하산한다. 저 많은 계단을 내려갈 준비를 하니 벌써부터 오금이 저린다. 조바심 내지 말고 무릎에 무리가지 않게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내려가야 한다.

 

 

 조금 높은 계단은 스틱으로 짚어가며 조심 조심 내려온다. 그래도 하산길은 등산길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다. 

 

 

 다시 계조암과 흔들바위다. 아까 왜 많은 사람들이 여기 누워서 쉬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나도 눕지는 않았지만 걸터 앉아 암자의 풍경도 감상하고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했다.

 

 

 계조암을 떠나 다시 길을 재촉한다. 내려가면서 봐도 참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다.

 

 

 금세 신흥사로 돌아왔다. 아름다운 경치에 오늘 하루만 2,758,982번째 감탄하며 사진에 담는다.

 

 

 이때가 오후 다섯 시 좀 넘은 시각인데, 해질 때가 가까워져서인지 산과 바위가 아까와는 다른 빛으로 물들었다.

 

 

 숙소에 돌아왔다. 다시 한번 숙소뷰에 감탄하며,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속초 시내로 가서 저녁을 먹을 것이다.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아바이마을이다.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다수 정착한 곳인데 아바이순대가 이곳의 명물이다.

 

 

 오후 7시 반쯤이었는데, 문을 일찍 닫는 가게들도 꽤 있다. 어느 가게가 좋을까 둘러보다가 북청전통아바이순대라는 가게에 들어왔다. 아바이순대국을 주문했는데, 서비스로 오징어젓갈비빔밥도 주셨다. 반찬으로는 속초답게 명란젓과 명태회무침이 보인다. 구수한 국밥에 딱 어울린다. 숙소가서 먹을 오징어 순대도 포장주문했다. 국밥에 젓갈비빔밥에 밑반찬까지 싹쓸이하고 세트로 나온 음료까지 든든히 먹고 나니, 숙소가서 오징어순대 먹을 배가 남아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밥 먹고 나와 근처를 천천히 둘러본다. 석양에 물든 바다와 산이 아름답다. 

 

 

 포장해 온 오징어순대는 안타깝게도 다 먹지 못했다. 맛있었지만 저녁을 워낙 든든히 먹은 탓에 배가 너무 불러서...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웠던 속초에서의 첫 날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원래 내일 오전에는 새벽 4시쯤 일어나 천불동계곡 양폭포까지 무려 왕복 7시간 동안의 트래킹을 하는 웅대한 계획을 세웠는데, 장시간 운전에 등산까지 한 탓에 새벽 기상이든 장시간의 계곡 트래킹이든 다 무리란 생각도 들었고 설상가상으로 오전에 비도 온다고 한다. 그래서 아쉽지만 일정을 좀 축소하고 푹 자기로 하고 마음 편히 잠을 청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