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록장

[여행기] 일본 가나가와현 03, 가마쿠라 2 본문

2019/2019.1. 일본 가나가와현

[여행기] 일본 가나가와현 03, 가마쿠라 2

가나다라마바사 2022. 9. 25. 02:21

켄조지를 떠나 남쪽으로 길을 걷는다. 점점 가마쿠라 중심부에 가까워져간다.

주후쿠지(寿福寺)라는 절에 도착했다. 우리 식으로 읽으면 '수복사'다.

절로 들어가는 참배로가 아름답다. 왠지 단풍철에 오면 더 아름다울 것 같기도.

호조 마사코(北条政子)의 무덤이 이 절에 있다. 가마쿠라 막부를 세운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賴朝)의 부인이고, 비구니 쇼군이라 불릴 정도로 장악력이 높은 사람이었는데, 남편 사후 막부에 닥친 위기를 수습 해내고 실권을 본인의 친정 집안으로 몰아주기도 했다. 예전에 NHK 대하드라마 '요시츠네'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참 인상적으로 나왔던 기억이 있다.

주후쿠지는 경내 대부분이 비공개라 짧게 둘러보고 돌아간다. 반대편에서 봐도 참 아름다운 길이다.

다음 절은 에이쇼지(英勝寺), 우리 식으로 읽으면 '영승사'다. 여기가 입구인가 싶어 갔는데, 입구는 오른쪽 방향으로 60m 더 가라는 안내 팻말이 놓여있다.

에이쇼지는 경내에 작은 대나무숲이 꾸며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나무숲은 그리 길지는 않다. 그래도 한적한 평일 오전이라 느긋하게 산책하며 즐기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다.

안으로 들어갈 수록 신비한 느낌이다.

에이쇼지의 이런저런 건물들을 더 둘러보고 떠난다. 절들이 다 비슷비슷해도 뭔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주거지역을 지나 동네 뒷산 같은 언덕으로 올라간다. 언덕 위에 자리한 겐지야마 공원(源氏山公園)으로 향한다

이곳도 가마쿠라의 수많은 벚꽃과 단풍의 명소 중 하나로 피크닉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하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조용하다. 공원에는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겐지야마 공원을 떠나 언덕을 내려오는 도중 신사가 보인다. 절이 아닌 신사인데 신기하게도 입구가 동굴이다.

제니아라이 벤자이텐 우가후쿠 신사(銭洗弁財天 宇賀福神社)라고 하는 곳인데, 나름 역사가 깊은 곳이다, 미나모토노 요리모토가 꿈에서 계시를 받아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이 곳은 다른 것보다도 여기서 돈을 씻으면 몇 배가 되어 돌아온다는 전설이 유명한 곳이다.

여기가 바로 그 돈을 씻는 곳이다. 여기애 온 참배객들 다들 돈을 씻으며 무언가를 기원하고 있다.

대충 돌아보고 나간다. 돈은 안 씻었지만 내게도 좀 좋은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신사를 떠나 쭉 내려가다가 도심 중앙부에 들어설 때쯤 가마쿠라 시청이 나온다.

가마쿠라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바로 열차를 탈 건 아니고, 버스를 타고 저 바닷가 쪽에 자리한 코묘지(光明寺)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바닷가 근처 정류장에 내려 큰 절로 향한다. 여기가 바로 코묘지다. 우리나라 식으로 읽으면 광명사.

거대한 지붕이 돋보이는 절이다. 저런 하늘색을 띄는 지붕은 보통 청동으로 만들었다고 들었던 것 같다.

절 뒷산에는 주변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데크가 만들어져 있다. 이 곳에 올라 저 멀리 가마쿠라 해변을 조망한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가마쿠라 역으로 돌아왔다. 가마쿠라 역에서부터 쭉 뻗은 길을 고마치도리(小町通り) 라고 하는데, 가마쿠라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고마치도리에 있는 한 식당(新荘園 鎌倉店)에 들렀다. 가마쿠라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음식은 시라스동(しらす丼)인데, 아주 작은 생멸치를 올려 덮밥을 만든 것이라 보면 된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3색 시라스동인데, 생 시라스, 찐 시라스, 볶은 시라스 이렇게 3종을 덮밥으로 올린 것이다. 한국에서는 잔멸치를 생으로나 쪄서나 먹을 일은 잘 없으니 좀 낯선 맛인데, 볶은 시라스는 딱 우리나라에서 막던 잔멸치 볶음 느낌이라 괜찮았다. 다만 보통 시라스동 하면 생이나 찐 것을 올려 먹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냥 밥만 먹기는 좀 허전해서 음료도 주문했다. 가마쿠라 지역 사이다라는데 뭐 특별한 맛이라고 할 건 아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