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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장
[여행기] 일본 가나가와현 08, 요코스카 본문


미사키(三崎)를 떠나 요코스카주오(横須賀中央)역에 도착했다. 꽤 큰 도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요코스카는 인구 39만 정도의 항구도시다. 태평양에서 도쿄만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자리한 도시다 보니 지금은 미 해군 7함대와 해상자위대 기지가 있고, 19세기에는 일본 개항의 계기가 된 페리 제독의 내항 사건도 요코스카 앞바다에서 일어났다.

조금 걷다보니 요코스카 시청이 보인다. 전형적인 딱딱한 관공서 건물이다. 요코스카 출신 유명인으로는 우리나라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사자머리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가 있다. 이 곳 지역구에서 무려 12선이나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그 아들이자 펀쿨섹 밈으로 유명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가 대를 이어 지역구 의원을 하고 있다.

시청에서 좀 더 걸어가면 바다와 접한 곳에 미카사공원(三笠公園)이 있다. 공원 이름의 유래가 된 건 바로 저 배다. 미카사라는 옛 전함인데, 일본 해군 역사에서 의미가 깊은 배라고 한다. 20세기 초에 건조되어 러일전쟁 때 주력으로 뛴 전함이다. 이후 1920년대에 퇴역했고 국가 간 군축조약 준수를 위해 콘크리트를 부어 땅에다 고정시켰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배가 물에 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콘크리트 바닥에 박혀 있는 상태인 것이다.

사연이 사연이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는 썩 유쾌한 기분으로 볼 수 있는 배는 아니다. 아무래도 일본이 본격적인 제국주의 국가로 부상한 그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웠던 배이다 보니... 미카사함은 입장료를 내고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데, 이 자리에 고정된 이후 너무 많이 개조되어 내부는 과거의 모습과는 거의 달라진 상태라고 한다. 일본 해군 제독이었던 도고 헤이하치로(東郷平八郎)의 동상도 있고 배 위에는 욱일기도 나부끼니 좀 묘한 기분이 드는 장소다.

공원에서는 저 멀리 섬 하나가 보인다. 사루시마(猿島, 원숭이섬)라는 섬인데, 옛날에는 요새로 쓰였다고 한다. 옛 요새 건물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라 나름 관광지로 꽤 인기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녀왔던 때에는 겨울철엔 정기 배편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구글 검색으로 찾은 사진인데, 대충 위와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미카사 공원을 떠난다. 이왕 요코스카에 왔으니 나름 이 곳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어볼까 한다. 사실 아까 미사키에서 식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건 좀 늦은 아침식사인 셈 치고, 이건 점심식사로 친다.

요코스카 명물 음식 중 하나가 일명 해군카레(海軍カレー)라 불리는 카레라이스다. 카레가 의외로 일본 해군과 연이 깊은 요리인데, 일본 개화기에 서양에서 들여온 카레가 해군의 병영음식으로 일찌감치 자리 잡았고, 이후 퇴역한 군인들이 고향에 카레를 전파하면서 카레라이스가 일본의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간 가게는 미카사 공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우드아일랜드(ウッドアイランド)라는 곳이었다. 진짜 군대 음식처럼 팩 우유에 상추샐러드를 곁들여 나온다. 가게 안에는 나름 자위대에서 인증해준 레시피 인증서까지 있을 정도... 맛있게 한 끼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한 거리에 들어선다. 도부이타 거리(どぶ板通り)라는 곳이다. 요코스카라는 도시가 미 해군 함대가 주둔하는 도시이다 보니, 미국 문화가 나름 이 도시의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그런 곳이다 보니 이 도부이타 거리에는 밀리터리룩 의상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많다. 특히, 요코스카는 스카잔(スカジャン)이라는 점퍼의 유래지이기도 하다. 스카잔이라는 말부터가 '요코스카 잠바'의 줄임말인데, 광택나는 야구점퍼에 호랑이, 용 같은 일본스러운 자수를 새겨넣은 것이 특징이다. 1980년대에는 일본 불량학생이나 폭주족들의 상징과도 같은 아이템이었다고 한다.

구글에서 스카잔으로 검색해서 찾아본 사진인데 대충 이런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평일 점심시간대라 그런지 아직 열지 않은 가게들이 많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많지는 않다.

도부이타 거리를 떠나 대로로 나왔다. 저 이온(AEON)몰은 정말 일본의 거의 모든 도시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길을 따라 베르니 공원(ヴェルニー公園)으로 향한다. 베르니라는 명칭은 개항기에 요코스카의 각종 시설을 건설하는 데 참여했던 프랑스인 기술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그냥 보면 바닷가에 만들어진 평범한 공원이다. 하지만 이 공원이 특별한 건 바로 건너편을 보면 알 수 있다.


바로 건너편에 해상자위대 기지와 미 해군 기지가 있다는 것이다. 저 멀리 함정과 잠수함의 모습이 보이는데, 밀리터리에 그리 조예가 깊지 않아서 저런 형태의 선박을 뭐라 부르는지 잘 모르겠다. 구축함? 초계함?


요코스카가 이런 특징이 있다보니 유명한 관광상품 중 하나가 군항 크루즈다. 배를 타고 해상자위대와 미 해군 기지를 둘러보는 것인데, 미군 항공모함과 핵잠수함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항공모함은 진짜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시간도 애매하고 날도 추워서 그냥 스킵했다.

공원 내에 이런 것도 있는데 아마도 옛날의 어느 군함에 장착되어 있던 함포가 아닐까 싶다.


베르니 공원을 떠나 조금 더 걸어가면 JR 요코스카역이 나온다. 아까 요코스카에 도착할 때 내렸던 요코스카주오역은 사철인 케이큐전철(京急電鉄)의 역이고 여긴 JR 역이다.

아마도 요코스카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것 같다. 해군과 카레로 유명한 도시다 보니 해군 군복을 입고 카레 한 접시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름도 스카레(スカレー)인데 참 성의없는 네이밍이 아닌가 싶다. 이 역에서 열차, 버스를 타고 하야마(葉山)로 가서 미우라 반도 서쪽 해안길을 따라 걸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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